밀리터리 클래스는 MSI에서 2009년 최초로 선보인 안정성 및 내구성 강화 계열의 기술입니다. 해당 기술에 사용된 부품들 중 일부는 이전부터 사용하던 것들도 있었지만, 군용 장비 등급이라는 의미를 기술 명칭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여느 경쟁사들이 그랬듯이 솔리드 캐패시터와 동작 온도를 낮춘 아이시 초크를 사용해 당시 평균 이상의 신뢰성과 품질을 보장하는 밀리터리 클래스 콘셉트(Concept) 정도에 그친 보급형 제품도 있었지만, 상위 라인업은 Hi-C CAP으로 불리는 칩 형태의 폴리머 캐패시터를 사용해 타사 제품과 차별화된 품질을 실현하기도 했습니다.
초기 밀리터리 클래스의 핵심 기술인 Hi-C 캐패시터는 탄탈륨이나 알루미늄 고분자를 활용한 솔리드 캐패시터의 일종으로 흔히 사용되는 원통형 타입보다 작은 크기가 특징입니다. 실제로 메인보드의 CPU 소켓 근처는 대형 쿨러와 간섭이 발생할 수 있어 일반적인 캐패시터와 같은 부품 배치가 제한되지만, Hi-C 캐패시터는 낮은 높이 덕분에 초근접 거리에 고품질 정류회로 구축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 MSI Military Class II
2세대 밀리터리 클래스는 전체적인 기술의 틀은 유지하면서 아이시 초크를 슈퍼 페라이트 초크(SFC)로 업그레이드시켜 전류 허용량을 30% 더 높였습니다. 솔리드 캐패시터와 Hi-C 캐패시터 덕분에 정류 용량에도 여유가 있어 안정적인 전원 공급망을 바탕으로 오버클럭 잠재력을 끌어올렸습니다.
이 때부터 전자 산업 검증 및 분석 전문 연구소(IST, Integrated Service Technology)의 테스트 인증을 통해 실제 군용 장비 등급의 품질을 보증하기 시작했습니다.
▒ MSI Military Class III
3세대 밀리터리 클래스에 이르러서는 본격적으로 미 국방성 인증 기준인 MIL-STD-810G 등급의 테스트 통과를 전면에 내세워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 시작했습니다. 진동이나 충격, 온도변화 등 PC 사용 환경에서 흔히 발생하는 6가지 테스트에서 통과해 마케팅에 그치지 않고 검증된 결과로 안정성을 입증해냈기 때문입니다.
밀리터리 클래스 3의 가장 큰 특징은 Dr.MOS II가 편입되었다는 점입니다. 2개의 Low-Side 모스펫과 1개의 High-Side 모스펫, 이를 제어하는 드라이버 IC를 하나의 패키지에 통합해 효율을 높인 부품으로 MSI는 밀리터리 클래스 시절 이전부터 Dr.MOS를 도입해 최신 기술을 선도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애초에 발열량이 많은 모스펫들을 통합한만큼 추가적인 냉각 기술이 필요해 앞선 밀리터리 클래스 시리즈에는 포함되지 않고 개별 기술로 도입되었지만, Dr.MOS II에서 이중 과열 보호기능이 내장되어 단독으로도 밀리터리 클래스 인증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MSI 밀리터리 클래스 에센셜
MSI Military Class Essentials
품질의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지던 시기에 맞춰 배포되기 시작한 새로운 유리 섬유 PCB 기판을 사용해 습기 및 전자파 간섭을 방지하는 한편, USB 포트 활용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잦은 접촉으로 인한 정전기 충격을 흡수하는 ESD 보호 회로를 추가하는 등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장에 대해서는 고급형과 보급형 제품의 라인업에 구분 없이 방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MSI Military Class 4
4세대 밀리터리 클래스는 2013년 인텔 8시리츠 칩셋과 함께 등장했습니다. 안정성과 관련된 기술들은 대부분 3세대에서 완성에 이르렀던 만큼 대부분의 기술들이 그대로 유지되었고, 가장 기초적인 부품인 솔리드 캐패시터를 다크 캐패시터로 불리는 주문 제작 사양으로 업그레이드해 내구성을 늘렸습니다.
또한 비용 문제로 고급 기능을 도입하기 힘든 보급형 제품군에서도 핵심적인 품질은 보장할 수 있도록 필수적인 내구성 강화 기술인 밀리터리 클래스 에센셜(Essentials)을 함께 선보였습니다.
▒ MSI Military Class V
밀리터리 클래스라는 명칭을 사용한 최종 기술인 5세대는 슈퍼 페라이트 초크를 한층 더 개량한 티타늄(Ti) 초크를 선보였습니다. 최대 18-코어에 이르는 하이엔드 데스크탑(HEDT) 프로세서가 등장하고 있었고, AVX-512 명령어 세트 등 고급 CPU의 전력 소비량 증가 추세를 감안한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티타늄 원석 자체는 자성이 거의 없어 초크의 코어 재질에 적합하지 않지만, 소결 공정 등을 통해 합금(alloy mix)으로 제작할 경우 뛰어난 강도와 내열성을 갖춘 티타늄 코어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티타늄 코어는 산화철 기반의 일반 페라이트 코어에 비해 온도 상승에 따른 물성 변화가 적기 때문에 200℃ 이상의 고열에서도 안정적인 작동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후 밀리터리 클래스는 MSI의 표준 기술로 인텔 400 시리즈 칩셋 제품군까지 명맥을 이어가며 품질 보증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후로는 더 이상 밀리터리 클래스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이상으로 향상된 품질 개선을 통해 업계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